“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 예전에 자주 듣던 노래 가사가 있습니다.
이 가사의 내용처럼 해리성 장애는 의식이나 기억 등의 감각을 정리하는 능력을 일시적으로
상실해 사고나 감정, 기억, 지각, 행동, 신체 이미지 등이 분단되어 느껴지는 병입니다.
이글은 해리성 인격장애의 특징과 진단 치료에 대해 자세히 살펴보려고 합니다.
해리성 인격장애란?
사람은 보통 자신의 존재를 하나의 연결된 것으로 인식합니다.
과거부터 현재까지의 기억이 이어져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느끼고 자신의
아이덴티티(자아 동일성)를 가지고 자신의 신체가 자신의 것임을 느끼며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의식이나 기억, 사고, 행동, 신체 이미지 등이 뚝뚝 끊어지는 일을 체험하며
그 증상이 심각해서 일상생활이나 사회생활에 큰 지장을 초래하기도 하는데 이를
해리성 장애라고 합니다.
기억의 일부가 사라지고 자신이 자신이 아닌 것 같은 느낌이 들거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게 됩니다.
과거에는 이런 증상을 ‘히스테리’라고 했지만 지금은 그 용어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해리성 장애의 성립에는 스트레스와 정신적 외상(충격적인 일)이 관련되어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심적 외상에는 재해, 사고 등이 일시적인 것도 있고 학대, 폭행, 장기간의 감금 상태나
전투 상황과 같은 오랜 기간에 걸친 것도 있으며 이러한 괴로운 상황에서 자신을 보호하려는
방어 기제가 발동해 자신을 이 상황에서 분리시키면서 해리성 장애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해리성 인격장애의 증상
해리성 장애에는 여러 가지 증상이 있지만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실제로 보이는 해리성 장애의 절반은 아래와 같이 제대로 분류되지 않고 특정할 수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해리성 건망
일반적인 사건이나 사회 상식 등의 기억은 유지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한 장면이나
시간의 기억만 기억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심한 외상이나 상한 스트레스의 영향을 받는 경우가 많습니다.
자신이 누군지에 대한 감각(아이덴티티)가 없어지며 여성이 남성보다 더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대부분 며칠 안에 기억이 돌아오지만 어떤 경우에는 장기간에 걸쳐 건망증이 지속될 수 있습니다.
해리성 둔주
해리가 일어나는 동안에 갑자기 아무도 모르는 곳으로 이동하여 실종되어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기도 합니다.
이는 아주 극단적인 증상이며 흔하지는 않습니다.
새로운 정체성을 확립하고 이전의 자신을 기억하지 못하면서 새로운 인물로
다른 사람들과 관계를 맺고 살아가게 됩니다.
둔주의 상태가 갑자기 회복된 후에는 이전의 기억이 다시 돌아오게 되므로 추가적인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지만 우울증, 슬픔, 수치심을 느끼게 됩니다.
해리성 정체성 장애
해리성 정체성 장애의 증상은 한 사람 안에 완전히 다른 성격이나 성별, 기억, 언어,
취미나 기억을 가진 복수의 인격이 교대로 나타납니다.
주로 다중인격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로 이 해리성 정체성 장애입니다.
교대 인격은 일반적으로 2~10명 정도가 가장 많습니다.
드물게 100명 이상의 인격이 존재한다고 하는 사례도 있습니다.
인격이 교대 중인 동안에는 다른 인격의 기억은 없는 경우가 많고
이로 인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이 생깁니다.
고통과 충격적인 사건이 있을 때마다 해리가 일어나 다른 인격이 대신 그 고통을 대신
감내하고 본래의 자아에게는 그 기억이 계승되지 않아 자아를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주로 만성적인 심리적 외상과 관련되어 있다고 생각되며, 해리성 정체성 장애 환자의
80~90%가 성적 학대나 가정 폭력 등의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원인이 되는
경우가 많다고 합니다.
이인증
자신이 자신이라는 감각이 없어지고
마치 자신을 밖에서 바라보고 있는 것처럼 느껴지고 현실감이 없어지는 상태를
이인증이라도 합니다.
자신이 느끼고 있는 현실이 현실인지 아닌지 모르는 모호한 상태가 지속됩니다.
이런 증상은 몇 시간 내에 사라지거나 몇 년 동안 지속될 수 있는데 개인에 따라
차이가 있습니다.
해리성 장애의 진단
해리 증상이 있다는 것을 자신은 모르고 있는 환자도 많고 환청과 같은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도 있어서 조현병과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의사는 상담 시 주의 깊게 증상을 관찰하는 동시에 신체적 요인(뇌의 외상, 약물 사용)을
배제하기 위해 MRI나 뇌파 검사가 필요할 수 있습니다.
심리 검사도 실시하여 이를 바탕으로 증상의 원인이 어떤 것인지 알아보고
해리성 장애의 진단 기준(DSM-5)에 맞추어 진단합니다.
진단 기준 1
둘 이상의 뚜렷한 인격이 존재하며 각각의 정체성은 환경과 자기에 대한 인식이 지속적으로
고유한 패턴을 가지고 있어야 합니다.
진단 기준 2
기억 상실은 일상적인 사건, 중요한 개인정보, 충격적인 사건 등 보통이라면
잊지 못하는 정보에 대해서 기억의 공백이 보여야 합니다.
진단 기준 3
해당 증상으로 인해 괴로움을 겪고 있거나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어야 합니다.
증상이 괴로움이나 기능 장애를 일으키지 않는 경우에는 진단이 적절하지 않습니다.
진단 기준 4
증상은 약물 또는 일반적인 의학적 상태로 인한 것이 아니어야 합니다.
해리성 장애의 치료
해리성 장애의 증상은 다양하며 개인마다 정도가 다릅니다.
이 장애 자체에 효과가 있는 약물은 없습니다.
따라서 시간을 두고 천천히 개선해야 하며 초조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치료 방법에는 상담, 환경 조정, 약물 치료, 증상에 따라 치료를 결합하여 진행합니다.
상담
이 장애는 환자가 타인에게 증상을 얘기하면 거짓말로 치부 되고 이해하지 못해서 서로 고통을 받게 됩니다.
따라서 초기 치료는 안정감을 얻기 위한 단계로 가족 등 주위의 사람이 병에 대해
이해하는 것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상담을 통해 주치의와 신뢰 관계를 쌓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이유는 해리된 부분은 안심할 수 있는 관계에서 주로 표현되기 때문인데 이때 의사나
간호사가 해리성 장애에 대해 충분한 지식을 가지고 환자와 보호자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대화를 거듭하는 것으로 ‘인격을 나누지 않아도 괜찮다’는 것을 서서히 이해하고
인격의 통합을 목표로 합니다.
환경 조정
강한 스트레스나 외상을 일으키는 환경(가정, 학교, 직장 등)이 있는 경우 그 환경에서
벗어나는 것이 중요합니다.
환경 조정은 본인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이 아니기 때문에 주위의 배려나 협력을 얻으면서 치료에 전념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가는 것이 좋습니다.
약물 요법
해리성 장애와 함께 우울증이나 불안 증상이 동반되는 경우 그 증상에 대해 항우울제나 항불안제 등이 사용 됩니다.
해리성 장애에 특정 되는 약물은 없기 때문에 2차 증상에 대해서 약물을 사용해 증상을
개선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마치며
해리성 장애 환자의 대부분은 자신의 증상을 믿을 수 없는 연기로 생각된다는 문제를
안고 스트레스를 받아 증상을 더 악화시키는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해리성 장애의 치료는 인격의 통합에만 집착하지 않아야 하고 주위의 서포트가 중요합니다.
증상의 특징을 알고 증상이 나타날 때 대처 방법을 알아두는 것도 장기적으로 중요한
일입니다.